담장휀스


담장휀스

왜? 내가 한 일이니까. 메리 잭슨은 “백인 남자였어도 엔지니어의 꿈을 꿨겠나?”라는 질문에 답한다.

“꿈꿀 필요도 없겠죠, 이미 되었을 테니.” 아, 진정 멋진 언니들이다.

무엇보다 남녀 임금 격차는 세계 최고, 
지난달 개봉해 조용히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사진)’다.

 영화는 “살아 있는 불가능”이라고 스스로를 자조했던 이들이 흑인, 그리고 여성이라는 이중의 장벽을 어떻게 넘어서는지 흥미롭게 보여준다.

비장하거나 답답하지 않을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이영희중앙SUNDAY 기자 봄이 왔으니 기필코 희망적인 영화를 한 편 봐야지 않겠나 생각하는 분들께 이 영화를 권한다.

조직에서 자신의 자리를 먼저 찾아가는 친구들을 보며 질투하기도 하지만 이내 말한다.

“눈 덮인 광야를 걸어갈 때/이리저리 함부로 걷지 말라./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은/반드시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하나 더, 지나치게 겸손하지 말라는 걸 이 영화에서 배웠다.

이영희중앙SUNDAY 기자
유색인종 화장실에 가려면 20분 이상을 달려야 하고 가 백인 동료들과는 커피포트조차 공유할 수 없는 시대였지만, 단단한 벽을 두드리며 성큼성큼 나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은 가볍다.

유리 천장 지수는 최하위인 한국에 살고 있는 여성들에게 50년 전 선배들이 알려주는 생존 전략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여성은 과학에 맞지 않아’ 라는 편견 속에서 생명과학자의 길을 걸어온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는 조선 서산대사의 시를 후배들에게 남긴다.

서로를 지지하고 가 함께 도약할 것. 도로시 본은 NASA에 IBM 컴퓨터가 도입되면서 흑인 여성 계산원들이 고 가 용 위기에 처하자 함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운다.

알려진 대로 이 영화는 미·소 우주개발 경쟁이 극에 달했던 19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실제로 활약했던 ‘숨겨진 인물들’, 흑인 여성 3인의 이야기다.

잘하는 건 잘한다고 가 말할 것. 캐서린 존슨은 “계산원의 이름은 공식 서류에 쓸 수 없다”는 팀장의 지적에도 줄기차게 자신의 이름을 보고서에 박아 넣는다.

“누구의 도약이든 우리 모두의 도약이야.” 그러고 가 보니 한국의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과학하는 여자들』(메디치)을 읽다가도 비슷한 구절에 밑줄을 그었다.

  이영희 중앙SUNDAY 기자 할리우드 영화답게 적절한 유머와 흥겨운 음악이 곁들여진다.

수학 천재로 우주선 궤도 계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캐서린 존슨(타라지 P 헨슨),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도로시 본(옥타비아 스펜서), 그리고 흑인 여성 최초로 NASA 엔지니어가 된 메리 잭슨(저넬 모네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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